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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대학원일기-예전글

[대학원일기] 수련회

오늘은 대학원생들이 학부생들 수련회를 따라가면 무엇을 하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저희 학과는 유달리 교수, 학생간의 사이가 좋은 편이라 이맘때 하는

학부생들의 신입생 수련회에 전 교수님은 물론 대학원생들도 따라갑니다.

물론 학부생들은 11시나 12시 정도에 출발하고 대학원생들은 4시나 

5시경에 몇대의 차에 나눠서 타고 따라가지요.

이렇게 해서 수련회에 도착하면 대학원생들은 낙원에 온 기분이 듭니다.

대학원생들의 수련회에 교수님들 모시고 가면 교수님들 뒷바라지가

제일 문제지만 학부생들의 수련회에는 교수님 모시는 것도 학부생들이

알아서 하니깐 대학원생들은 그저 놀고 먹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일년에 몇 안되는 즐거운 날 중에 하나이지요.

물론 실험실이 바쁜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참여를 못하고 실험만 해야

하지만 시간이 조금 있는 경우는 이럴때 소풍가는거죠. 뭐.

그럼 예년의 예를 들어 어떻게 노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각자의 차에 나눠타고 수련회 장소에 도착합니다.

그럼 학생회 간부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대학원생들을 위해 마련한 

방으로 들어갑니다. 

대충 옷을 갈아 입고 나오면 학부생들은 'MT'라는 것을 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그 사이 대학원생들은 대학원생들끼리 또는 학부 4학년

들과 족구 시합을 벌입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MT'를 갔던 학부생들이 돌아오기 전 (MT 받고

온 학부생들이 저희 놀고 있는 거 보면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습니까? 

그래서 학부생들이 돌아오기 전에 얼른 끝냅니다.) 게임을 마무리 하고 

오리엔테이션 준비를 합니다.

어떻게 하냐고요?

그냥 각자 놀고 있다가 모이라면 모이고, 소개하라면 소개하고 그러는 

거죠.

이때 대학원생 소개할때 언제나 하는 말이...

'만나서 반갑습니다'

'모르는거나 힘든 일 있으면 실험실로 찾아오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 재미있게 놀다가 가세요'

라는 말을 사용하지요.

하지만 속마음에서 나오는 말은

'음 반갑기는 니들이 누군지 하나도 모르겠다. 어디 여학생은 몇명인가

한번 보자'

'모르는 거나 힘든 일 있으면 알아서 해결하고 돈 없으니깐 뭐 얻어 먹으

러 실험실을 들리는 일은 없도록 하렴'

'실험 학점 잘 받으려면 우리한테 잘 보이렴'

'우리 재미있게 놀다 갈테니깐 사고치지 마라.'

라는 말을 하고들 있는 거죠.

이렇게 자기 소개가 끝나면 학생회 간부들과 교수님들의 간담회.

흐~~ 가장 행복한 시간이랍니다.

우리들만의 세상...

우리는 얼른 모여서 'Go', 'Stop'을 외치거나 '스트레이트 플러쉬', 

'원페어', '투페어', '트리플' 등의 고난도 영어를 연습하기 시작합니다.

간담회가 끝나면 우리도 얼른 자리를 끝내고 학부생들과 술자리...

한껏 자랑도 하고 '대학생활은 이렇게 해라'(실제로 자긴 못했으면서) 

하는 이야기도 하고 교수님들 험담도 하고 이쁜 아가씨 있으면 추근거려

보기도 하고(그런데 추근 거려봤자 성공하는 사람 한 명도 못 봤습니다.)

하여튼 신나게 놉니다.

물론 술도 왕창 먹고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서 대학원생들은 다시 학교로 출근합니다.

실험도 하고 다른 일을 하기위해서.....


오늘은 이정도만 하겠습니다.

내일은 대학원생이 된 걸 가장 후회할때를 한번 예를 들어보죠.

그럼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