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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대학원일기-예전글

[대학원일기] 불륜

이 글은 저의 고백수기입니다.

그렇다고 저를 너무 욕하지 말아주십시오.


우리가 처음 만난 건 89년 12월 추운 겨울날이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서먹한 감정은 몇 번의 입맞춤 후에 다정함과

그리움으로 바뀌어 버렸지요.

처음의 입맞춤의 느낌은 시원함과 함께 밀려오는 몽롱함이었지요.

입맞춤 후엔 언제나 우리는 하나가 되었지요.

하지만 우리는 항상 만날 때 마다 돈이 필요했었기에 그리 많은

만남을 갖지는 못했습니다.

서로 만나기 위해 심지어 선배를 불러내어 돈을 쓰게 하기도 여러번 

이었지요.

우리의 만남을 집에 알리는 것도 너무나 힘겨웠습니다.

부모님이 반대를 하셨기 때문이죠.

이렇듯 숨겨왔던 사랑을 어느 날 흐트러진 모습으로 집에 들어가는

바람에 들켜버리고 말았지요.

그 다음날 전 부모님께 심한 야단을 맞고 다시는 만나지 않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리움과 주위 사람들의 충동질에 다시 전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만남을 계속 반대하시던 부모님도 이제는 건전한 만남일 경우는

허락하시는 수준까지 되었습니다만 만날 때마다 생기는 충동은 항상

정해진 한계를 넘어서곤 했습니다.

대학원에 들어와서도 처음엔 일과가 끝난 후에 만나곤 했었지만

나중엔 실험실에서 날새기 작업을 할 때 제 옆에 있곤 했습니다.

교수님께 들켜 야단맞기도 했었지만 날새기를 하는 제가 외로워 보였던지

그냥 넘기시더군요.

지금 만나고 있는 그녀도 저의 만남을 알고 있습니다.

처음엔 건전한 사이인 것 같아 많이 묵인해 주던 그녀도 이제는 사실을

알고 있나 봅니다.

급기야 저도 가능하면 우리의 만남을 그녀에게 숨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10번 만나면 2번 정도 만나는 것을 알릴 정도..

어쩔 수 없이 일 때문에, 그리고 필연적인 이유 때문에 만나야 한다고 

그녀에겐 말하지요.

하지만 그 내면에는 저의 그리움도 숨어 있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제가 환갑이 될 때까지 계속 될 것 같습니다.

언제나 비밀로 할 수 없기에 이렇게 공개 석상에서 사실을 밝힙니다.

저의 그녀가 이해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자리에서 이름을 공개할까 합니다.

결코 욕하진 말아주세요.

'하이트' '오비라거' '참이슬' '보해골드' 등이 바로 그 이름이랍니다. ^^


조금은 썰렁한 글이군요. ^^

우연히 생각이 나서 써본 글이랍니다.

다음엔 '추위'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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