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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대학원일기-예전글

[대학원일기] 공사

그럼 오늘은 대학원 다니면서 보아왔던 공사들에 대해서 이야기 드리겠

습니다.

대학원에서 하는 공사라기 보다는 학교에서 하는 공사지만 학교를 오래

다니다보니 생각보다는 많은 공사를 보게 되더군요. 덕분에 이런 공사들도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적어 볼까 합니다.


1. 건축신축공사

요새 들어서 부쩍 학교마다 건물 신축이 늘더군요. 인구가 늘어나서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 그런건지 건물 신축을 많이 합니다.

사실은 보통 강의실이나 실험실이 부족해서 신축을 하더군요. 그런데

이런식으로 건물 신축 공사를 하게 되면 다 아시겠지만 공사하는 분들

을 위해 집이 간이로 지어집니다. 이곳에 가면 요새는 보기 드문 막걸리

와 막걸리 안주 및 양 많은 식사를 만날 수 있어서 가끔 예전 향수가

그리울때는 이곳에 가서 막걸리 한잔을 기울이지요.


2. 도로포장공사

개인적으로 가장 짜증나는 공사입니다. 틈난 나면 학교내 도로를 

무슨 공사다 무슨 공사다 하면서 파헤쳐 놓고 그쪽으로 못 다니게 하고

눈이나 비가 오면 진창을 만들며 건조한 날엔 먼지가 풀풀 날립니다.

예전의 대학 가로수길을 걸으며 느끼는 정취는 공사장 때문에

짜증으로 바뀌기도 한답니다.

도로 포장 공사같은 것을 할 경우는 그 길로 안가는게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3. 전기공사

실험에 관계된 경우 전기공사를 많이 합니다. '이 장치에는 파워가 부족

하니간 공사를 해야 한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하면서 전기공사를 

합니다. 그런데 이 전기공사는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공사를 하면서 

비용은 엄청 비쌉니다. 저희 들이 전선을 사서 직접 하고 싶어도 그 놈의

전기라는 것 때문에 감전이 겁나서 손대기도 그렇구...

다행히 저희 실험실엔 전기공사 자격증을 가진 친구가 있어 웬만한 

전기공사는 이 친구가 합니다만.... 이 친구도 한번 간 떨어질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두꺼비 집에서 배선을 하나 따오는 공사를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두꺼비 집을 열던 이 친구가 놀라서 소리를 지르더군요.

거기에 쥐 한마리가 양 배선에 걸쳐서 장렬히 전사해 있더군요. 그것도

박제처럼 딱 붙어서....

아마 정전되었을때 그리 들어갔다가 전기가 들어오는 순간 바로 사망한 

것 같았습니다.

두꺼비 집을 열던 이 친구는 그 후 한 6개월동안 무얼 만져도 정전기가

찌릿찌릿 오는 병에 걸렸었습니다. 너무 놀래서...


3. 수도공사

수도 공사도 가끔 합니다. 수도 공사는 가끔 냉각수 공사나 기타 다른 

물공급을 받기 위해 하는데... 이 수도공사의 경우는 별로 위험할 내용은

없기 때문에 대학원 생들이 직접 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흐~~

철문점 가서 배관을 사고 연결하고 하는 작업을 하는 겁니다..

저도 덕분에 어느정도는 공사가 가능하죠...


4. 열쇠공사 및 문짝공사

실험실 문을 고치고 다는 것도 가능하답니다. 물론 열쇠공사의 경우는

열쇠 바꿀때 사용하는 그 드릴이 있어야 하지만 그 드릴만 있다면 얼마든지

공사가 가능하구요... 문짝 같은 경우도 웬만큼 부서진건 직접 고칠 수도 

있답니다. 물론 웬만큼 부서지게 만드는 것도 저희들이 하는 짓이지만...

가끔은 발로차다, 아님 장난치다 문짝을 해먹거든요.

물론 대부분은 공사를 맡기지만...


5. 장비 수리..

장비수리도 하나의 공사죠... 자기가 다루는 장비는 웬만한 경우는 

자기가 직접 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정밀한 장치는

건들지 못하지만 그렇지 않은 수준의 장비는 직접 떼었다 붙였다 하면

서 수리하고 정비합니다. 뭐 어느정도 수준이냐면 옛날 고물 자동차 

하나 정비하는 수준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물론 이 수리하는

게 거의 노가다 수준이지만...

보통 DP(Diffusion Pump, 확산펌프) 뜯어서 청소하고 붙이는거, 

그라인더 분해했다 조립하는 거, 전자현미경(SEM) 필라멘트 교환하거나 

경통 청소 등의 일등은 직접 하는 거죠.

위에 말한 장비 들이 뭐냐구요?

알려고 하지 마세요. 알면 머리만 아파집니다. (흐~ 설명하기도 힘들구.)


6. 후드공사

저희 실험은 유독 약품을 많이 사용합니다. 덕분에 암에 안 걸리고 정상

적으로 애기도 낳고 그럴려면 후드는 필수 입니다. 이 후드가 고장나면

당연히 고쳐야죠..

여기서 우리를 해롭게 하는 유독약품들의 특성 파악을 좀 해볼까요?

음 이건 내일 이야기 하죠..

아뭏든 해로운 약품들이 많기 때문에 후드 공사도 자주 한답니다.


그외에도 많은 공사를 하지요.. 음.. 사실 이런 공사 보다는

연애 공사를 해야하는데...... 쩝.

내일은 실험실에서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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