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일기] 전화

오늘은 대학원 실험실에 걸려오는 전화들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학원 실험실에는 대부분 전화가 놓여 있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그 전화오는 곳도 가지 각색입니다. 

이렇게 결려오는 전화의 유형을 알아보면...


1. 애인에게 걸려오는 전화

음~~ 가장 행복한 전화입니다만 사실 가장 안 오는 전화입니다. 요새는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애인에게서 일반

전화로 전화가 걸려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음~~ 하늘의 별은

과연 딸 수 있을까?)


2. 교수님들에게서 걸려오는 전화

이 전화는 바로 구별이 됩니다. 누군지 전혀 밝히지 않고 "응 자네 얼른

나한테 오소", 아니면 "자네 교수님 계신가?" 이런 전화가 걸려오면 교수님

들에게 걸려온 전화입니다. 얼른 목소리로 어느 교수님인가 판단을 하고 

대처를 잘해야 합니다. 가끔 새로 들어온 대학원 신입생들의 경우 모르고

"누구십니까?" 하는 반문을 해서 야단을 맞기도 합니다. 교수님 목소리도

모른다. 그런데 사실 먼저 누구라고 밝히고 용건을 말하는게 전화의 예의

인데....


3. 과학상사로 부터의 전화

보통 기자재 구입하거나 약품, 시편 등을 구입할때 서로 전화를 주고 

받으면서 하게 됩니다. 이때는 서로 기술적인 이야기들이 오고 가거나

아니면 납품 가격에 대한 협상을 하고 있을 때입니다. 서로 기술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는 걸 보면 모르는 사람들이 볼때는 상당히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 같아 멋있어 보일 겁니다.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아는 건 하나도 없으면서 아는 척 하는 거랍니다.


4. 집에서온 전화

집에서도 가끔 전화가 옵니다만 보통 퉁명스럽게 대답하거나 갑자기

어디 가봐야겠다는 말이 나오면 집에서 온 전화입니다. 애인에게는

그렇게 부드럽게 비비 꼬이게 말하면서도 집에서 전화오면 어찌 그리

퉁명 스러운지... 

이거 고쳐야 합니다. 저부터..... (근데 앤이 없군요.. 비비 꼬이게

말할.... 쩝)


5. 잡지사에서 온 전화

가장 공포의 대상입니다. 보통 가장 많이 걸려오는 잡지사가 **영어사라

는 잡지사인데 이 전화가 오면 모든 대학원생들이 발발 떱니다. 한번 잡히

면 기본이 15분에서 1시간 정도를 계속 전화에 잡혀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귀신같이 알고 전화를 하는지 신기할 따름이더군요. 마음이 모질면 바로

전화를 끊기라도 하겠는데.... 그게 잘 안되더군요.

이 전화의 유형은 이렇습니다. 

깜찍을 가장한 간드러진 목소리로 사람을 찾은 후 "오빠" 등등의 소리로

친숙한 척 합니다. 그리고 보통 입사한지 얼마 안되는 사람이라고 한번만

구독해주면 관리를 잘해주겠다고... 한달치 비용이 없으면 자기가 빌려서

라도 계속 해주겠다고 등등... 엄청 끈질깁니다.

그런데 몇년전 저희 실험실 후배가 그 아가씨를 꼬셔서 지방에 있는 저희

학교까지 그 아가씨가 롤케 을 사들고 오는 일이 있었답니다. 

저희가 아직도 그 아가씨의 이름을 기억하죠... 왜냐면 실험실에 롤케익을

사오는 아가씨가 그 아가씨 외엔 아직 한명도 없었기 때문에...

이런 경우의 가장 좋은 대처 방법은 좀 안 좋은 방법이지만 외골수 적인

사고를 가진 친구를 바꿔주면 됩니다. 둘이 서로 이야기하다가 대부분 

아가씨가 밀리더군요. 그 아가씨가 되려 당한 거죠... 외골수적인 사고를

가진 친구는 대충 말 안해도 짐작가실 것 같습니다...


6. 공대 교무과, 서무과 나 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

이경우는 대부분의 경우 제출한 서류가 미비하다고 걸려오는 전화입니다.

이 전화오면 그거 해결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면서 바쁘게 되죠.

상당히 공포스러운 전화입니다.


7. 장난전화

심심찮게 걸려옵니다. 한때는 노이로제에 걸려 발신지 추적을 해볼까도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워낙 바빠서 관두었습니다. 이런 전화가 거의

밤마다 일정한 시간에 오는데 성질 같아선 ... 으~~

제발 장난전화 하지 맙시다.


그외에도 많은 전화가 걸려옵니다만....

오늘은 이정도만 하겠습니다.

내일은 대학원 수강신청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