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일기] 문패

오늘 이야기 들어가겠습니다.

오늘은 각 실험실들의 문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험실에서는 대학원생들이 살고 있고ㅜ그러다 보면 누가 살고 있는지

밝히는 문패는 항상 붙어 있게 마련이죠.

이 문패가 모두 똑같은게 아니고 그 안에 살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직접

만든 것들이라서 각각의 특색이 모두 드러나게 됩니다.

그럼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착실형

이 문패는 실험실에 있는 대학원생들이 누구누구이며 e-mail 주소는 무엇

이며를 차근차근 나열하는 문패입니다.

거의 TEXT로만 구성이 되어 있으며 그냥 어떤 주소록 보는 것이라고 생각

하시면 됩니다.

너무 착실한 문패는 각자의 증명사진에 핸드폰 전화번호까지 적어 놓는 

경우도 있더군요.

그래봤자 좋은 전화(미팅을 시켜준다는 둥)는 오지도 않고 뭘 물어보거

나 교수님이 찾는 전화밖에 오지 않지만....

아~~ 가끔 후배들이 술값 내달라고 하는 연락은 오더군요. T_T


2. 만화형

실험실원들의 특징을 나타내는 희화적인 그림을 나타내놓고 그 밑에 이름

을 적어놓습니다.

뭐 파워포인트의 클립아트, 한글의 클립아트 등을 찾아보면 얼굴은 길쭉하

고 이상하게 장난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외에도 만화같이 생긴 사람을 해 놓고 그 밑에 이름만 달랑 적어 놓는

것이죠.

평소 잘 아는 사람들은 웃으며 볼 수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음~~ 글쎄요..

아마 누가 누군지 도무지 분간이 안되겠죠?


3. 별명형

실험실원들의 이름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로지 보이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동물 그림과 그 밑에 동물의 이름이

나와 있죠.

이게 뭐냐구요?

이 동물이 바로 해당 대학원생을 가리키는 것이죠.

그 외에도 예를 들어서 

별명이 폭탄이라고 하면.. 폭탄이 터지는 그림이..

별명이 잠보라고 하면 점보 제트기 그림이, 

별명이 호모라면 여자치마 걸친 수염달린 남자 그림이..

삔질이라고 하면 거울 그림이 있더군요.


4. 자기과시형

일명 왕자, 공주 형입니다. 안에 있는 사람이 무지 대단한 킹카인 것처럼

묘사를 해 놓은 문패가 있습니다.

이런 문패가 있는 경우는 해당 실험실원들은 전부 폭탄만 있다고 생각하

시면 그게 정답입니다.

폭탄일수록 왕자이길 원하더군요. 쩝.

혹시 저희 실험실이 이렇게 되어 있냐구요?

엄~~ 그건 말 못합니다.


이외에도 자기 실험실 소개를 그냥 간략히 적어놓은 경우, 실험실 명만

달랑 적어놓은 경우 등등이 있습니다.

어차피 남들이 보는 문패라면 조금 신경써서 문패를 보는 사람들이 웃

고, 재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이정도만 하겠습니다.

내일은 '공문' 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즐거운 월요일이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