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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대학원일기-예전글

[대학원일기] 학생증


오늘은 학생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학생이 가지고 다녀야 하는 신분증 학생증...

예전엔 이 학생증이 신용카드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했었죠.

술집에 가서 술값이 없으면 학생증 또는 공대생이라면 전자계산기를

맡기고 술을 마시기도 했으며 물건 사다가 돈이 없어도 학생증 맡기고

물건 가져왔다가 다음에 그 돈을 갚고 학생증을 찾아 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학생증 맡길려고 하면 주인 아주머니는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더군요. 쩝.

아뭏든 이런 학생증이 대학원생들에게도 있습니다.

박사과정에 들어가면 학생증이 세개나 되는 사람도 생기구요.

예전 학생증과는 틀리게 요새는 학생증도 현금카드를 겸해서 나오더군요.

덕분에 학생증에 붙어있는 사진도.. 그대로 인쇄가 되어서 나오구...

이런 학생증을 만들기 위해서 사진을 제출할때 대학원생들은 조금 이라도

젊어 보이기 위해서 몇가지 방법을 이용합니다.

그 몇가지를 소개해 보죠.


1. 포기형

뭐 나이는 먹었으니 모든 걸 포기하고 아무 사진이나 제출하는 형입니다.

사진을 보다보면 자다가 막 일어나서 머리가 붕 떠 있는 사진이 있는가

하면 머리를 호섭이 머리같이 자른 머리.. 아님 박박머리 등등이 있기도

합니다.


2. 멋쟁이형

이 학생증 사진을 위해 머리나 얼굴에 온갖 멋을 부리고 사진을 찍습니

다. 심한 경우는 맘에 드는 사진이 나올때까지 한번 더 찍는 사람도 있더

군요.

이런 사람들은 머리에 무스는 기본입니다. 쩝.


3. 과거 회구형

사진을 제출하라고 하면 몇년전 사진을 제출하는 사람들입니다.

원래 학생증 만들 당시에 최근 사진 붙여야 하잖아요?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대학 1학년, 2학년 팔팔 할때 사진을 학생증에 붙

입니다.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려는 얄팍한 수작이죠.

하지만 이미 얼굴에 '나 나이 먹었소..' 하고 쓰여 있는데....


4. 모델형

절대 사진을 증명 사진 같이 안 찍습니다.

하다 못해 얼굴을 살짝 돌리기도 하고 갖가지 포즈와 표정으로 모델같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입니다.

뭐 이사람들 사진을 보면 귀엽게는 보이더군요.


이런 식으로 사진을 붙여 학생증을 만듭니다.

그런데 저희 학교가 좀 무심해서 그런지 학부 신입생보다 대학원 신입생

들의 학생증은 꽤 늦게 나오더군요.

다른 곳에 학생증을 쓸 일은 없지만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려고 하면 학생

증이 정말 필요한데 조금 빨리 나오면 좋겠더군요.

절대... 술마실때 학생증 맡길려고 필요한게 아닙니다.

정말.. 정말...

대학원생들의 학생증도 눈여겨 보지 않으면 학부생 학생증과 차이를 별로

알 수 없습니다.

덕분에 나이를 속이고 싶을 때 대학원 학생증에서 학위과정 부분만 가리고

학번 부분만 보여주면 학생으로 깜박 속일 수 있게 됩니다.

즉 학부 학번이 90학번이고 대학원 학번이 96학번이라면 96학번이라고 속

이는 거죠..

제가 많이 쓰던 방법입니다. 히~~

그런데 요새는 속는 사람이 한명도 없더군요.. 쩝 T_T

대학원생들의 학생증은 또 하나의 장점이 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때 저희 학교의 경우는 한달 동안 책을 빌릴 수

있습니다. 빌릴 수 있는 책의 권수도 20권까지...

학부생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빌릴 수 있는 책의 권수도 적죠.

아무튼 나이를 먹은 학생이지만 대학원생도 이 학생증을 가지고 있으면

아직도 학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젊게(?) 살 수 있답니다.


오늘은 이정도만 하지요.

내일은 '사랑이 시작될 때'의 대학원생의 모습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