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 들어가겠습니다.
오늘은 여름날 밤에 졸업을 생각하는 한 대학원생의 심리 상태를 묘사해
보고자 합니다.
당연히 제 심리 상태는 아니라고 강력히 말씀드리고 들어가겠습니다. ^^
어둠이 멀리보이던 산자락을 덮기 시작하더니 점점 눈앞에 보이던 빌딩들
마저 하나둘 삼켜나가기 시작한다.
예전 같으면 이때쯤이면 미쳐 날뛰던 더위도 한풀 꺽여 시원함을 느낄만도
하건만 어둠의 힘이 약화된 듯 더위는 아직도 기세가 등등하다.
열대야...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열대야라고 부른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싸늘한 감정은 열대야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아침 일찍 교수님과 가진 미팅.
교수님은 이제 졸업논문 준비를 서두르라고 말씀하신다.
석사과정 들어온지가 벌써 2년째.
벌써 졸업이라는 단어가 내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논문준비.
이제 막 선택한 논문주제는 제 시간안에 실험을 마치고 논문을 쓸 수 있을
까 하는 의문만을 내게 심어주고 자신감 마저 상실케 하는 것 같다.
대통령도 되고 과학자도 되고 싶었던 초등학교 시절, 과학이라는 학문에
매력을 느끼고 공부해 보고자 했던 중학교 시절, 뭐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고등학교 시절, 학문을 더 깊게 해서 최고의 지성인이 되고
싶었던 대학교 시절들은 이제 지나가 버린 과거.
내겐 이제 더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이제 그만 중단하고 사회에 뛰어들 것
인지 결정을 내려야하는 시한이 다가온다.
아니다.
지금 현재 앞에 놓인 과제...
졸업논문이라는 주제 하나만도 해결하기엔 벅차다는 생각이 든다.
에고..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1년차 후배 녀석이 비이커를 또 깨뜨렸다.
벌써 몇개째인지 숫자를 세기도 힘들다.
이런 녀석이 내년에 후배를 받고 선배 노릇을 하겠지.
세미나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못 미더운 녀석.
내가 나가기 전까지 이녀석들 실력을 키워놔야 할텐데.
녀석들은 내 마음도 모르고 매일 구박만 하는 선배라고 투덜거리겠지.
얼마전 술좌석에서 나만 술을 먹이려고 하는 걸로 봐서는 나를 취하게 한
다음 내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 거였겠지?
아니면 구타(?)라도...
하지만...
밥을 먹어도 내가 너희들 보다 몇그릇을 더 먹었다.
너희들 꽁수에 술에 취해 떨어질 내가 아니란다. 아가들아.
결국 나를 취하게 하려다 취한 너희들은 의자에 엎어져서 자더구나.
너희들이 먹은 걸 확인해 놓은 음식물들 치우느라 술집 주인에게 한소리
듣고 내돈으로 너희들 택시 태워보낸 걸 너희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
따르릉~~~
전화다.
윽~ 시사영어사다.
바로 '잠깐만 기다리세요' 해 놓고 후배에게 넘겼다.
전화받은 후배 녀석진땀 빼고 있다.
결국은 화를 내고야 마는 후배.
그런데 시사영어사쪽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계속 싸우고 있다.
불쌍한 녀석....
쓸데 없는 데에 칼로리를 소모하고 있군.
나같으면 지금 세미나 참석하러 간다고 말해서 끊을텐데... ^^
화장실에나 갔다오자.
화장싱을 갔다오면서 보니 이런... 벌써 10시가 넘었는데 교수님은 안가고
계신다.
또 뭔가 생각을 하고 계신가 보다.
막 들어왔을 때 한동안 적응을 못해 교수님만 보면 피하고 싶을 때도 있었
는데 지금은 어느덧 많은 정이 붙어 버렸다.
물론 지금도 가끔 실험데이타가지고 뭐라고 하실때는 피하고 싶은 분이지만
내가 졸업한 후에는 다시 보고 싶어질 것 같다.
하지만....
하지만....
졸업 논문 때문에 앞으로 교수님께 당할 일을 생각하니 눈 앞이 막막하다.
오늘이 벌써 내일을 향해가고 있다.
집으로 들어가서 잘까?
아니다. 집에가봤자 덥기만 하다.
에어컨 틀어져 있는 실험실에서 잠을 청하는게 낫겠다.
그래야 새벽에 일어나서 실험결과도 보지...
가끔씩 잘때 들리는 에어컴프레셔 소리는 천둥소리같이 내 잠을 깨우지만
어느덧 집보다 더 아늑한 곳이 되어버린 곳이 실험실이 된 것 같다.
사실 하루 16시간 이상을 지내는 곳이니...
후배들이 들어가 버린 조용한 시간...
나쁜 녀석들. 애인만나러 갔겠지.
지들 애인에게 새끼쳐서 나도 좀 구제해 주면 어디가 덧나나...
내가 얼굴이 좀 안되고 성격이 더럽고 키가 작은 것만 빼면 그래도 봐줄만
한데....
내일도 구박을 좀 해야겠다.
에고고.... 헛생각은 그만하고 인터넷 조금 하고 나도 휴식을 취해야 겠다.
오늘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사실 별은 보이지도 않는다. 실험실 천정만 보인다. 형광등하고..)
이정도만 하겠습니다.
조금 비관(?)적인 예비 졸업생의 마음을 표현해 보고자 했는데 잘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내일은 최고의 교수님 되는 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물론 대학원생들이 보는 관점에서 말입니다. ^^
그럼 오늘도 더위에게 지지 않는 하루가 되시기를...
오늘은 여름날 밤에 졸업을 생각하는 한 대학원생의 심리 상태를 묘사해
보고자 합니다.
당연히 제 심리 상태는 아니라고 강력히 말씀드리고 들어가겠습니다. ^^
어둠이 멀리보이던 산자락을 덮기 시작하더니 점점 눈앞에 보이던 빌딩들
마저 하나둘 삼켜나가기 시작한다.
예전 같으면 이때쯤이면 미쳐 날뛰던 더위도 한풀 꺽여 시원함을 느낄만도
하건만 어둠의 힘이 약화된 듯 더위는 아직도 기세가 등등하다.
열대야...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열대야라고 부른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싸늘한 감정은 열대야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아침 일찍 교수님과 가진 미팅.
교수님은 이제 졸업논문 준비를 서두르라고 말씀하신다.
석사과정 들어온지가 벌써 2년째.
벌써 졸업이라는 단어가 내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논문준비.
이제 막 선택한 논문주제는 제 시간안에 실험을 마치고 논문을 쓸 수 있을
까 하는 의문만을 내게 심어주고 자신감 마저 상실케 하는 것 같다.
대통령도 되고 과학자도 되고 싶었던 초등학교 시절, 과학이라는 학문에
매력을 느끼고 공부해 보고자 했던 중학교 시절, 뭐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고등학교 시절, 학문을 더 깊게 해서 최고의 지성인이 되고
싶었던 대학교 시절들은 이제 지나가 버린 과거.
내겐 이제 더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이제 그만 중단하고 사회에 뛰어들 것
인지 결정을 내려야하는 시한이 다가온다.
아니다.
지금 현재 앞에 놓인 과제...
졸업논문이라는 주제 하나만도 해결하기엔 벅차다는 생각이 든다.
에고..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1년차 후배 녀석이 비이커를 또 깨뜨렸다.
벌써 몇개째인지 숫자를 세기도 힘들다.
이런 녀석이 내년에 후배를 받고 선배 노릇을 하겠지.
세미나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못 미더운 녀석.
내가 나가기 전까지 이녀석들 실력을 키워놔야 할텐데.
녀석들은 내 마음도 모르고 매일 구박만 하는 선배라고 투덜거리겠지.
얼마전 술좌석에서 나만 술을 먹이려고 하는 걸로 봐서는 나를 취하게 한
다음 내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 거였겠지?
아니면 구타(?)라도...
하지만...
밥을 먹어도 내가 너희들 보다 몇그릇을 더 먹었다.
너희들 꽁수에 술에 취해 떨어질 내가 아니란다. 아가들아.
결국 나를 취하게 하려다 취한 너희들은 의자에 엎어져서 자더구나.
너희들이 먹은 걸 확인해 놓은 음식물들 치우느라 술집 주인에게 한소리
듣고 내돈으로 너희들 택시 태워보낸 걸 너희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
따르릉~~~
전화다.
윽~ 시사영어사다.
바로 '잠깐만 기다리세요' 해 놓고 후배에게 넘겼다.
전화받은 후배 녀석진땀 빼고 있다.
결국은 화를 내고야 마는 후배.
그런데 시사영어사쪽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계속 싸우고 있다.
불쌍한 녀석....
쓸데 없는 데에 칼로리를 소모하고 있군.
나같으면 지금 세미나 참석하러 간다고 말해서 끊을텐데... ^^
화장실에나 갔다오자.
화장싱을 갔다오면서 보니 이런... 벌써 10시가 넘었는데 교수님은 안가고
계신다.
또 뭔가 생각을 하고 계신가 보다.
막 들어왔을 때 한동안 적응을 못해 교수님만 보면 피하고 싶을 때도 있었
는데 지금은 어느덧 많은 정이 붙어 버렸다.
물론 지금도 가끔 실험데이타가지고 뭐라고 하실때는 피하고 싶은 분이지만
내가 졸업한 후에는 다시 보고 싶어질 것 같다.
하지만....
하지만....
졸업 논문 때문에 앞으로 교수님께 당할 일을 생각하니 눈 앞이 막막하다.
오늘이 벌써 내일을 향해가고 있다.
집으로 들어가서 잘까?
아니다. 집에가봤자 덥기만 하다.
에어컨 틀어져 있는 실험실에서 잠을 청하는게 낫겠다.
그래야 새벽에 일어나서 실험결과도 보지...
가끔씩 잘때 들리는 에어컴프레셔 소리는 천둥소리같이 내 잠을 깨우지만
어느덧 집보다 더 아늑한 곳이 되어버린 곳이 실험실이 된 것 같다.
사실 하루 16시간 이상을 지내는 곳이니...
후배들이 들어가 버린 조용한 시간...
나쁜 녀석들. 애인만나러 갔겠지.
지들 애인에게 새끼쳐서 나도 좀 구제해 주면 어디가 덧나나...
내가 얼굴이 좀 안되고 성격이 더럽고 키가 작은 것만 빼면 그래도 봐줄만
한데....
내일도 구박을 좀 해야겠다.
에고고.... 헛생각은 그만하고 인터넷 조금 하고 나도 휴식을 취해야 겠다.
오늘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사실 별은 보이지도 않는다. 실험실 천정만 보인다. 형광등하고..)
이정도만 하겠습니다.
조금 비관(?)적인 예비 졸업생의 마음을 표현해 보고자 했는데 잘 되었는지
모르겠군요.
내일은 최고의 교수님 되는 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물론 대학원생들이 보는 관점에서 말입니다. ^^
그럼 오늘도 더위에게 지지 않는 하루가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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