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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대학원일기-예전글

[대학원일기] 팩스

예전 저 대학 들어왔을때는 저희 학과에 팩스가 없었는데 6년전쯤에 팩스

를 처음 들이고 지금은 잘 쓰고 있답니다.

이 팩스가 그때는 한정된 기술자(?)만 사용할 수 있었던 고급 물건이었는

데 이제는 누구나 만지고 사용하는 물건이 된 것도 기술발달과 세월의 유수

같음을 나타내는 한 징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군다나 요사이는 컴퓨터 자료 같은 경우는 e-mail로, 아니면 컴퓨터 

모뎀을 이용한 팩스로 보내는 경우도 많아져서 훨씬 전문화된 팩스 문화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사실 일반 전화요금보다 팩스로 사용한 전화 요금이 더 많이 나오게 되더

군요.

그럼 이 팩스로 주고 받는 내용이 주로 무엇인지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1. 견적서

가장 많이 주고 받는 내용입니다.

물건을 사고 흥정할때 이 팩스를 많이 이용하죠.

물건을 하나 살때는 보통 이 팩스로 견적서가 최소 대여섯번은 왔다 

갔다 한답니다.

가만 있다가 팩스가 들어오는 소리가 나서 고개를 돌려보면 대부분 

견적서가 누구 앞으로 들어오곤 합니다.

그런데 가금은 전화로 불러 준 이름이 틀려서 이상한 이름으로 들어

오기도 하지요.

예를 들면 최승준 이라고 불러주면 최순준, 또는 최순중, 채순준 등등

의 이름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2. 학회관련자료

학회에서 논문에 관련된 사항이 팩스로 많이 들어옵니다.

논문 심사나 학회관련 내용들이 들어오면 교수님께 빨리 빨리 전달을 해

야 한답니다.

이걸 많이 잊고 안 전한다면 나중에 돌아오는 것은 무서운(?) 욕과 잔소

리이니깐요.

가끔 학회나 논문 관련은 전 교수님께 다 드려야 할 내용도 들어와서 

복사할 일도 꽤 된답니다.


3. 스팸팩스(?)

어디서 알았는지 물건 사라고 가끔 이상한 팩스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이럴때는 정말 화가 난답니다.

팩스용지가 얼만데.....

그리고 중요한 팩스가 들어오기로 했는데 이런 팩스가 들어오면 화가

잔뜩 난답니다.

그리고 이런 류의 팩스는 양도 많이 들어오거든요. 오랫동안....


4. 재미있는 팩스 내용

가끔 재미있는 내용도 들어옵니다.

* 실험실에서... "형! 밥먹으러 와"

말하기 귀찮다고 팩스로 보내는 한심(?)한 놈들입니다.

* 후배나 선배나 친구한테서.. "누구게?"

누군지 알면 죽일겁니다. 씩씩..

* 교수님 사모님께서.. "오늘은 술 안먹고 들어오기"

이 팩스 받고 술 드실 교수님 계시겠어요?

이 팩스한장으로 다른 분들한테 창피는 다샀는데...

* 행운의 편지.. "이 팩스를 받으신 분에게 행운 어쩌고 저쩌고.."

이건 행운의 편지하고 비슷해서 받아 놓고 안보내자니 찝찝하고

보내자니 속보이고... 애매해집니다.

* 좋은 사람.. "예쁜 그림.."

누군가 예쁜 그림을 팩스로 보내주면 그날 하루는 상쾌한 하루가

될 수 있습니다. 하루를 맑게 하는 시나 격언 등을 예쁜 그림과

함께 팩스로 보낼 수 있다면 훨씬 밝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

되는군요.


이런식으로 팩스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아직도 팩스도 잘 이용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버튼 몇개의 조작만으로 보낼 수 있는 게 팩스이지만...

그 간단한 조작도 안 해보면 쉽게 안되는 모양이더군요..

사용 설명서 보기는 싫어하시면서.. 꼭 교수님들은 팩스를 대학원생들이

보내도록 시키신답니다. 쩝.

참 그리고 여기에서 팩스에 대한 불만이 하나....

왜 팩스는 걸리면.. 삐리리~ 삑~ 하는 고주파음으로 나오는 지 모르겠

습니다.

거.. 아름다운 음악이나... 팩스가 오고 있습니다라는 음성으로 알려주는

등등의 팩스는 없을까요?

음.. 있는데.. 제가 모르는 걸지도....

아뭏든 오늘은 이정도만 하겠습니다.

내일은 애인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때를 한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