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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대학원일기-예전글

[대학원일기] 야유회

대학원에 들어와서 실험실 생활을 시작하다 보면 단체로 행동할 때가 많

습니다. 공부하고 일하는 것도 그렇지만 노는 것도 단체로 하게 되더군요.

이중 실험실 원들이 같이 야유회를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교수님

빼고 놀러가는 경우도 있고 교수님을 모시고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린 당연히 교수님 빼고 가는 것을 더 선호하죠. 교수님을 빼고 야유회를

갈때는 차 한대에 몸을 싣고 무작정 떠납니다. 목적지 하나 정하고요..

가서 좋은 경치 구경하다가 식사를 맛있게 겯들이고 보통 새벽녁 쯤에 

돌아오죠. 그런데 요샌 그렇게도 못 합니다. 실험실에 여학생이 한명 들어

온 뒤로.....

여기서 그 여학생에 대해서 조금 언급하자면 (여러분들이 여학생 있으니까

좋겠다 라고 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바로 우리 실험실 친구의 애인

이라서 우리는 뭐 그림의 떡, 남의 밥 등등의 말로 묘사를 하죠...

아뭏든 이렇게 대학원생들끼리 야유회를 가는 것은 별로 어렵지가 않습니

다. 그냥 하루나 이틀전 아님 당일날 "야 우리 어디가서 뭐나 먹고 오자" 

등등의 말 한마디면 가는 거니깐요... 물론 대다수 이런 경우는 교수님께

비밀로 하고 가거나 아니면 저녁무렵에 출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교수님을 모시고 가는 야유회입니다. 저희 실험실에는 

공식적으로 그런 야유회가 일년에 두번 있습니다. 봄과 가을에...

이 야유회는 준비하는게 장난이 아닙니다. 우선 야유회 자체가 대부분

부부동반인데다 오실 수 있는 졸업생 선배님들께 연락해서 부부 동반으로

오시게 하니 인원수가 장난이 아닙니다. 이 인원수가 먹을 것을 전부 계획

해서 장을 보고 나중에 야유회가선 그걸 전부 요리하고 정리 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시면 그게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짐작하실 겁니다.

이 야유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살펴보죠.

먼저 교수님과 이야기해서 날짜를 잡습니다. 절대 교수님이 시간이 있으

신 날로 잡아야 하니깐요. 날짜에 관해선 교수님에 맞춰야 합니다. 그 

다음엔 장소 섭외를 해야 합니다. 장소 섭외가 끝나면 졸업하신 선배님들

께 전화연락을 해서 오실 수 있는지 없는지 알아 봐야 합니다. 오실 수 

있는 분들의 수가 파악이 되면 이제 그분들이 드실 음식과 기카 준비물등

을 마련해야 합니다. 장도 보고 운동 장비 빌려도 오고... 

마지막으로 야유회를 떠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짐정리와 텐트 설치

등등의 일을 합니다. 그 정리가 끝나면 이제 바로 음식 준비에 들어갑니

다. 이때 졸업생 선배님들과 윗쪽 선배들은 교수님과 간단한 운동으로 몸

을 풀죠. 음식준비가 끝나면 음식상을 차리고 식사에 들어갑니다. 이때

간단한 술과 함께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게 되죠. 주로 나오는 이야기는

예전에 선배들이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즐거웠던 이야기죠. 일명

"그땐 그랬지.." 우리에겐 별 재미없는 이야기지만 재미있는척 들어줘야 

합니다. 쩌비쩌비

그 후엔 일명 도박판이 자주 벌이지죠. 고스톱이라는...

당근 술과 함께입니다. 이렇게 새벽까지 놀다가 잠이 듭니다. 이때 몇명

은 교수님 자제분(여기니깐 좋은 말써 줘야죠..)들과 놀아줘야 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요. 대학원이나 들어온 친구들이 초등, 중등 학교 학생들과

놀고 있는 모습을.....

아뭏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음식 준비, 설겆이 등을 마치고 마지막 

정리까지 해서 돌아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야유회는 야유회인데 저희들 야유회가 아니라

교수님들과 졸업하신분들의 야유회에 시중들러 가는것이죠..

물론 예전 선배님들 이야기 들어보면 파트너 동반일때 대학원생이

파트너가 없으면 소개팅까지 교수님이 시켜주셨다는 전설도 내려 오더군요.


오늘 이야기는 이정도로 하겠습니다.

내일은 대학원생들의 체력관리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