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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일기] 책상

수소화물 2011. 10. 25. 09:57
그럼 오늘 이야기 들어가겠습니다.

오늘은 대학원생들이 사용하는 책상을 해부해 보는 시간입니다.

전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대학원생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기의 책상

이 있고 그곳에서 졸업할 때까지 눌러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대학원생들의 책상을 해부해 보면 대학원생들의 실상이 대충

파악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해부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쓱싹~~ 쓱싹~~


1. 전공책

우선 전공책들은 책꽂이에 꽂혀 있습니다. 가끔씩 참고하는 책이지만 

그래도 없으면 안되니깐... 가끔 이 전공책들은 학부다니는 후배들이 

빌려가서 돌아오지 않는 미아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토익, 토플책, 사전

영어 공부 정말 하기 싫습니다. 하지만 해야 합니다. 덕분에 토익, 토플

책 및 사전은 책꽂이에 꼭 꽂혀 있죠. 덤으로 일본어나 다른 외국어 책도

같이 꽂혀 있습니다. 이 책들은 어떤 사람은 거의 새걸로 꽂혀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아주 너덜너덜한 상태로 꽂혀 있습니다. 참고로 전 너덜너덜한

상태로 꽂혀 있답니다. (흐~ 사실은 형에게 물려 받은 책이라... 15년이

넘은 골동품이라서요.)


3. 쓰레기

사실 제일 많은 건 쓰레기입니다. 제 책상의 경우에는 특히..

하지만 아주 깔끔한 대학원생들의 경우에는 쓰레기는 물론 먼지 하나도

그 책상에 범접을 못합니다. 참고로 전 제 책상의 애칭을 쓰레기통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4. 현미경 사진

저희는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찍은 사진들과 필름

들이 정리되서 한편 서랍에 곱게 모셔져 있답니다.


5. 시편들과 공구

시편들 중에서 작은 시편들은 바이알 병이나 패트리쉬 라고 불리는 것에

담겨서 시편박스에 넣어진 채로 책상에 곱게 잠자고 있죠. 자기 시편의

경우 다른 사람들이 해먹으면 졸업에 막대한 지장이 있기 때문에 필히 간수

를 잘해야 합니다. 이때 들어있는 시편 중 몇 그램에 몇 십만원 하는 놈도

있답니다. 돈이 필요하시다면......

그리고 각종 실험 공구 등이 들어 있습니다. 큰 공구는 아니지만 작은 공구들

(스파튤라, 핀셋 등등) 이 들어 있죠.


6. 야한책

전 절대 절대 안가지고 있습니다만 대학원생들의 서랍을 잘 뒤지면 이런 

책을 발견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빤스하우스랄까 그런 것 말입

니다. 한번 애인이 대학원생이거나 친구가 대학원생이신 분들은 가끔 실험

실에 놀러가서 뒤져보시면 의외로 월척을 건질 수도 있답니다. 

요새는 인터넷 시대라 없을 수도 있지만 대신 야한 시디가 있을 수도 있습

니다.


7. 디스켓

예전에 자신이 작업했던 것을 저장해논 디스켓이 있을 겁니다. 논문 같은 

것이나 실험데이타가 들어 있는.. 요새는 시디나 집드라이브를 이용하기도

하더군요. 이 디스켓이 날아가면... 쩝 상상하기도 싫군요.


8. 연구노트

연구노트는 책상 아니면 실험하고 있는 곳 둘 중에 한 곳에는 꼭 존재합니

다. 연구노트가 뭐하는 책인가는 전에 제가 올린 글 중에 책편을 보시면

잘 아실 수 있을 겁니다.


9. 컴퓨터

요새는 거의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만 어찌 되었건 컴퓨터도 

있습니다. 이걸로 논문도 쓰고 기타 잡다한 일도 하지요. 이건 컴퓨터 활용편

을 보시면 됩니다. (흐~~ 자꾸 전에 쓴 글을 광고하는 것 같네요.)


10. 약

대학원생들이 생각보다는 병에 약합니다. 따라서 위장약이나 아니면 다른

양약외에도, 보약 또는 붕어고 등등이 대학원생들의 책상에 들어 있습니다.

좀 허약체질인 친구의 책상을 보면 거의 약국에 온 기분이 듭니다.


이외에도 각종 문방구를 비롯해서 약간의 돈과 연락처 및 작성중인 보고서

등등이 책상에 존재하게 됩니다. 거의 만물상 수준이죠? 하여튼 적어도

공대생의 책상은 깨끗하게 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엄청 깔끔하게 하는 대단한 친구들도 있습니다만...

오늘은 이정도만 할께요.

내일은 실험실에 걸려오는 전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