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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일기] 당구

수소화물 2011. 11. 17. 09:19
오늘 이야기 들어가겠습니다.

오늘은 대학원생들이 가장 많은 경우에 사교 수단으로 사용하는 '당구'라는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사실 저는 당구를 올해 들어와서 처음 배웠기 때문에 아직도 남들이 말하는

당구의 오묘함(?) 이랄까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많이 느끼지는 못하지만 가끔

다른 대학원생들과 즐기(?)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

이 당구는 흔히들 말하기로는 사인, 코사인의 법칙과 탄성, 비탄성 충돌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극히 과학적인 운동이라고 하지만 소위 과학을 전공한다는

대학원생들은 당구라는 과학에는 약한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열심히 갈고 닦으면 실력이 한층 올라가기도 하지요.

이런 당구를 치는 경우를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물론 제 경우는 아닙니다.)


1. 실험실 회식

실험실 회식을 마치고 가볍게 친목도모를 할 때 당구를 가끔 치곤합니다.

교수님을 모시고 나이트 클럽에 가겠습니까? 

아니면 뽕짝을 부르러 노래방에 가겠습니까? 

또 아니면 허리도 잘 안 돌아가시는 교수님과 볼링을 치겠습니까?

결국 당구장에 가서 가볍게 몸을 푸는 것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지요.

이렇게 당구장에 가면 흔히 말하는 '고수'들은 교수님과 게임을 즐기

고 '하수'들은 요즈음엔 포켓볼을 치지요.

예전엔 뭐했냐구요?

음료수 가져다주면 음료수 마시면서 응원하거나 아니면 만화책을

뒤적이곤 했었답니다.


2. 친구들과 우정을....

가끔 고등학교 동창, 대학 동아리 친구들을 만나서 가볍게 맥주 한잔에 당구장

을 가곤 합니다.

가끔 만나는 친구들이라 안 본 사이에 당구 실력이 갑자기 늘어 있으면 이

서로 간에 신기한 듯이 쳐다보곤 하는 일도 있지요. ^^

제가 만년 30 당구를 치다가 최근에 80 당구를 친다고 하니 친구들이 무척

놀라더군요.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당구 제일 못 치는 사람이 30이고 80 당구치는

사람도 꽤 못치는 편에 속한답니다. ^^)


3. 옆 실험실과 내기할 때

옆 실험실과 가끔 내기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하는 종목은 족구(발배구)와 당구이지요.

특히 더운 여름날 땀 흘리기 싫으면 당구로 내기를 하곤 합니다.

이럴 때 가장 필요한 친구들이 일명 '사기다마', '짠다마' 등의 속어로

불리우는 자신의 실력보다 당구점수를 낮춰 잡는 친구들이지요. ^^

저희 실험실 친구들 중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습니다.

일명 '300같은 150'이라는 별명으로 통한 답니다.


4. 정전될 때

학교가 정전이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이때 불이 들어올 때까지 잠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당구장은 좋은 피난처의

역할을 합니다.

물론 당구장이외에도 만화가게, 대학교 때 동아리 방, 도서관 등도 자주 가는

피난처이기도 하지요.

그래도 음료수 공짜로 주는 곳은 당구장 밖에 없더군요.

(물론 게임비에 다 포함되었겠지만... ^^)


요즘 당구장에도 새로운 서비스가 많이 생겼더군요.

컴퓨터가 들어와 있어 인터넷이 가능하고 휴식공간이 만들어져 있는 등 

당구장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휴식공간이 되어 있더군요.

변화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당구장도 변화를 하나 봅니다.

참 가끔의 당구는 사교성을 넓혀주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지만 너무

자주 하는 당구는 스트레스를 오히려 쌓이게 하고 중독증세까지 유발한다는

사실 알고 계시겠죠? ^^

제겐 가장 와 닿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네가 당구에 쏟을 정열 공부에 쏟았으면 지금 이렇지는 않을 거다."

전 절대 위에 한 말처럼 되지는 않을렵니다.

물론 여러분들도 그러셔야 하구요. ^^


내일은 '욕심'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오늘도 날씨가 덥네요.

이제 가을도 멀지 않았으니(이미 입추가 넘었잖아요. ^^) 곧 시원해질 겁니다.

희망을 가지면 얼굴에 미소가 생길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