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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일기] 이상과 현실

수소화물 2011. 11. 4. 08:37
오늘은 '이상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대학 막 처음 들어갔을때 학교앞에서 대학에서는 꼭 봐야하는 교과

서라고 팔던 책이 '이상과 현실' 이었던 것 같군요.

이 책은 당연히 대학 들어간 뒤에는 볼 일이 거의 없는 책이기도 하구요.

말 그대로 사기 판매인 셈이죠.

혹시 요새 대학 신입생들도 이런 사기에 당하고 있나 모르겠군요.

참 요새는 자격증 책으로 사기를 친다고 하더군요.

대학원 생활을 시작할때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꿈을 가지고 그 꿈이

현실이 되기를 바라면서 생활을 합니다만...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만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그럼 상황별 이상과 현실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1. 수업

이상: 대학원생들과 교수님의 토론으로 열정적인 학구열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현실: 자기 주제 발표시에는 책을 그냥 읽어버리는 무책임한 사람이 등
장하는가 하면 곳곳에 졸고 있는 사람이 속출한다.


2. 연애

이상: '대학원생이다' 하면 학벌에 눈 뒤집힌 아가씨들이 쫓아온다.

현실: 공부만 하고 놀지도 못한다는 잘못된 오해(?) 덕에 미팅 나가서는
맨날 퇴짜맞는다.


3. 교수님과의 관계

이상: 같은 학문을 공부하는 선배님으로서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인간적
으로도 많은 도움을 준다.

현실: 안 갈구면 다행이고 제발 감시의 눈초리를 피하며 살고 싶다.


4. 실험

이상: 새로운 것을 연구하며 획기적인 발명을 해서 특허도 따고 논문도 
쓴다.

현실: 아직도 비이커나 닦고 실험실 청소하는게 내 일이다. --;


5. 실험실 생활

이상: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하다가 실험하면서 학구열을 드높힌다.

현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심부름다니고 청소하느라 시간이 없다.
책? 볼 시간이나 생겼으면 좋겠다.
오늘도 우체국과 은행을 다섯번도 왔다갔다 했다.


6. 책

이상: 많은 책을 보고 공부하며 실력을 쌓아간다.

현실: 필요한 책이라고 해서 사긴했는데 도무지 볼 시간도 엄두도 나지 
않는다. 아무리봐도 장식용으로 수명을 다할 것 같다.


7. 논문

이상: 내가 발표한 논문은 세계 각곳의 과학자들이 참고하고 교과서로 
쓸려고 한다.

현실: 학회 투고하기도 전에 교수님께 걸려서 제출도 못해본다.
교수님왈: "자네 이것도 논문이라고 썼는가?"


8. 컴퓨터의 이용

이상: 프로그램도 짜고 장비도 컨트롤하면서 데이타분석도 하는 아주 
건설적이고 바람직한 용도로 사용한다.

현실: 워드, 채팅, 야한 그림 감상을 위한 도구이다.


9. 출퇴근

이상: 공부하고 싶을 때하고 하기 싫은 때는 쉬면서 나름대로 조정하면서
자유스럽게 생활한다.

현실: 군대가 따로 없다. 제시간에 안나가면 선배들과 교수님의 질책과
타박, 일찍 들어갈려면 보이는 눈치, 그나마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늦게 들어가는 것 뿐이다.


10. 취업

이상: 대학원생은 많이 배웠으니 회사에서도 서로 모셔갈려고 할 것이다.

현실: 고학력 실업자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을 절감한다.


이정도만 하겠습니다. 

내일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시기를..